[잡담] 호주에서 내가 만난 원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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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순간 이 글을 접하시는 분들이 원불교에 대해 얼마나  알고계시는지 모르겠다.
전라도 종교? 원광대학교? 불교의 한종파? 한국의 4대 종교 중의 하나?

사실은 저도 원불교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고 살았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전 불교의 골수 분자로 불교를 떠나서는 많은 생활을 이야기 할 수없는 사람이였습니다.

이곳 호주로 이민을 온 첫날에도 수소문을 해서 한국 법당을 찾아갈 정도의 열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생활을 하다보니, 어느 종교인들 안그러겠습니까만은,
적은 현지 교포들을 상대로 포교활동을 벌이는 종교적 현실에서 회의를 느끼기 시작을 했습니다.

물론, 멀리 타향에서 힘들게 살아가시는 분들의 정신적 귀의처가 되는 종교의 순기능은 적극 찬성합니다.
다만, 너무 작은 사회속에서 있다보니 남의 집 수저의 갯수까지 알고 싶어하는 심리와
그 속에서 작은 권력이라도 잡은 기득권(?) 세력의 안력.
그리고, 긴도들 간의 오해 속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완력 겨루기.. 등등..

불교뿐 아니라, 거의 모든 종교에서 보여지는 현상인것 같아서 한동안 법당을 멀리하고
혼자서 마음으로 기도하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시드니에서 더 멀리 떨어진 이곳에 와서 원불교 교당이 개원을 한다는 소식을 교민잡지를 통해서 읽고
어머니를 모시고 가족들과 함께 찾아 갔었습니다.

이곳에서도 약간은 한적하게 떨어진 곳에 집을 하나 장만하셔서 여법하게 교당을 꾸미신 것을 보고 감탄을 했습니다.



2분의 교무님(절이라면 스님이라고 부르겠지만 이곳에서 교무님이라고 칭하더군요)이 살림을 꾸려나가시는 모습이
한편으로 궁금하고, 또 어떻게 이곳에서 포교를 하실까도 궁금해서 이후, 거의 매주 열리는 법회에 참석을 했었습니다.

불교에 심취해 있던 저로써는, 처음 대하는 원불교의 교리가 그리 낯설개만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리고 집애서 그리 먼곳이 아니기에 처음엔 그렇게 호기심반 신심반으로 찾아갔었습니다.

아~ 그런데 너무 훌륭한 모습을 이곳에서 보았습니다.

이 2분의 교무님중 나이가 더 지긋하신 분은 이미 시드니에서 교당을 성공적으로 정착을 시키신 분이셨습니다.
20여년 전에 시드니에 오셔서 이젠 여법하게 교당을 개척하신 분이셨는데,
그 공덕을 뒤로 하시고, 이곳으로 새로운 교당을 개척하러 오신 것입니다.

시드니는 어찌되었건 간에, 많은 교민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그래도 어느정도 손님(?)이 있는 곳이지만, 이곳은 그렇지 못합니다.

이곳에서, 교민을 상대로가 아니라, 호주 현지인들을 상대로 포교활동을 하고 계시는 겁니다.
법회에 참석하는 저희 가족을 제외하고는 다들 이곳의 사람들입니다.

불교가 궁금해서 오는 사람들에게 요가와 선을 필두로해서 기초적인 교리를 전파하고 계십니다.
더구나, 아울러 한국의 문화도 열심히 알리고 계시답니다.
그래서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김치에 익숙하고, 한국의 소리에 익숙하답니다.

그것뿐이 아닙니다.
이곳에 대표적인 public school이 하나 있는데, 그곳에 원불교 강좌를 개설하셨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번 정규 교육시간에 아이들을 상대로 한국문화와 불교를 전파하고 계시답니다.

오늘은 Harmony Day였습니다.
이곳은 다문화 국가라 오늘같은 축제를 통해서 서로의 문화를 교류합니다.
시드니 지역에서는 한국적이 것들이 나와서 소개가 되었겠지만, 이곳은 그러기엔 아직 부족합니다.
그런데 이분이, 작년에 이곳에서 한국적인 것만 보여지지 안았다고 하시면서,
올해는 사물놀이라도 보여주고 싶으시다고 발원을 하셨습니다.

결국, 오늘 한명의 외국인 신도와 한분의 교무님이 조금은 어설프지만 2명이서 한국의 가락을 연주했습니다.



요즘 바쁘다는 핑계로 같이 하지 못했는데, 오늘의 공연을 보고 얼마 제 자신이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교무님 말씀이 이곳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서 매주 일요일 오후에 학교 운동장에서 교습을 할 수 있을것 같다고 하십니다.

종교를 떠나 안정된 자리에서 편하게 지내실수 있으셨을텐데,
잘 안되시는 영어때문에 수업도 받아가시면서,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분들이 진정한 종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분들이 곁에 계신것 만으로도 자랑스럽고,
저도 정말 힘이 되는한 같이 도와 드리고 싶습니다.

진정한 구도자의 길을 가시는 분이 아닐까, 진정한 애국을 하시는 분이 아닐까 하는 마음과
부끄러움이 묻어나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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