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를 조심스럽게 지우고나서...


[흰머리를 조심스럽게 지우고나서...]



머리 자르러 가도 아직은 뻘쭘하기만 한 미용실에서 조심스레 염색을 물어보았다. 가격은 얼마하는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등등.. 감사하게 내 마음을 아는지 조금은 덜 쑥쓰럽게 남자 미용사분이 염색을 해주셨다. 한시간은 걸린다는 이야기와 함께...


태어나 처음으로 미용실에서 머리 자는 것 이외의 일을 해보았다. 낼모레 한국에 가기전에 조금은 단정한 모습을 하고 싶어서 머리를 자르려고 하다가 결국 염색까지...


요즘 논문제출부터 지도교수가 없는 학기중 너무 많은 일을 처리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이제 지나가는 세월을 거스를수 없는 것인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옆머리쪽으로 흰머리가 언뜻언뜻 비치기 시작했다.


세월이 가며 자연스럽게 세어가는 머리야 별 문제가 없겠지만, 정말 오랫만에 얼굴을 마주할 아버지가 마음에 걸렸다. 오랫만에 보는 자식의 머리가 흐끗거리면 행여 남몰래 가슴 아파하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정말 오랫만에 뵙는 자리에서 아직 당신의 아들이 건강하게 잘 있다고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조금은 쑥쓰러운 마음을 접고 흰머리를 지웠다.


아직은 언제나 어린 자식의 모습으로 남아야 당신의 자리가 더 굳건해 지실듯 해서.. 멀리있는 자식은 뭘해도 불효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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