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문득 이런 생각을 했었다.2026년 말이 되면 집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난 지 50년, 나와 결혼한 지 25년이 된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반으로 나누면, 앞의 절반은 부모님과 가족들 곁에서 보냈고, 뒤의 절반은 나와 함께 살아온 셈이다.그러니 이제 이 시간을 지나면 집사람은 태어나 가족들과 함께 살았던 시간보다 나와 함께 살아온 시간이 더 길어진다. 어찌 보면 별것 아닌 시간의 계산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상하게 그 생각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된다는 것. 그것이 왠지 특별하게 느껴졌다.그래서 그 분기점이 되는 해에 뭔가 그럴듯한 기념 하나를 남겨주고 싶었다.한 2년 전부터였던 것 같다. 무엇을 하면 좋을까 고민도 해보..
언어를 배운다는 것예전에 영어를 조금 더 잘해보고 싶어 《Harry Potter》가 처음 출간되었을 무렵 영어 원서를 한 권 샀다.부푼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이 책을 다 읽는 데 얼마나 걸릴까.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이면 내 영어도 조금은 늘어 있지 않을까.그런데 첫 장의 첫 문장에서부터 막혔다.Privet Drive.Privet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Drive가 왜 그곳에 붙어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사전을 찾아봐도 문장은 좀처럼 이해되지 않았다.그 뒤의 내용은 오히려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었지만,그 두 단어는 목에 걸린 작은 생선가시처럼 계속 남아 있었다.결국 책은 오래지 않아 손에서 놓였다.한참 뒤에야 알게 되었다.Drive는 단지 ‘운전하다’라는 뜻만 가진 단어가 아니라, 길 이름에도 사용된다는 ..
7월 한 달 동안 하루에 한 편씩 글을 남겨보겠다고 마음먹었다.처음에는 그저 작은 성취를 하나 만들어보고 싶었다.하루도 거르지 않고 무언가를 해냈다는 뿌듯함을 느껴보고 싶었던 것 같다.그렇게 한 달 동안 글을 쓰고 나니, 내가 한 일은 단순히 글을 남기는 것만은 아니었다.바쁜 세상에서 잠시 멈추어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바라보았다.어떤 일에 마음이 흔들렸는지, 무엇을 그리워했고, 누구에게 감사했는지를 하나씩 적어보았다.머릿속에만 머물던 생각은 언제나 나와 너무 가까이 있었다.생각과 감정이 뒤섞여, 그것이 내 마음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그러나 문장으로 적어 놓고 다시 읽으면 조금 달라졌다.생각은 나에게서 한 걸음 떨어졌고,나는 그제야 내 마음을 조금 더 차분히 바라볼 수 있었다.불교에서..
늦은 점심을 먹으러 인근 KFC에 들렀다.입구 앞에는 수컷으로 보이는 오리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잠시 쉬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가까이 다가가도, 자동문이 열려도 오리는 좀처럼 자리를 옮기지 않았다. KFC 앞을 지키고 앉아 있는 모습이 우스워 다시 밖으로 나와 사진까지 찍었지만, 오리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웃음은 이내 걱정으로 바뀌었다.혹시 어디가 아픈 것은 아닐까. 서 있지 못해서 계속 앉아 있는 것은 아닐까.도움을 받을 만한 곳에 연락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하던 순간, 자동문 안쪽을 서성이는 또 다른 오리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암컷으로 보이는 오리였다. 아마 누군가 드나들 때 열린 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가, 사람이 뜸한 시간이어서 문이 다시 열리지 않자 밖으로 나..
며칠 전 뉴스를 보았다.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의 장남이 가상자산 투자 명목으로 피해자를 속여 거액을 편취한 사건에서 피해자에게 약 8억 6천여만 원을 배상하라는 민사 판결이 확정되었다. 형사 사건에서는 약 14억 원대 사기 혐의로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고, 현재 법원의 선고를 앞두고 있다. 재판부는 범행 과정에서 '국회의원 아들'이라는 신분과 경찰과의 친분을 내세워 피해자의 신뢰를 얻은 점을 인정했다. [기사보기]이 사건을 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나는 태영호 전 의원이 북한을 탈출해 대한민국까지 온 과정을 폄하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목숨을 걸고 자유를 선택한 일은 누구라도 쉽게 할 수 없는 결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과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되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국회의원은 한..
얼마 전 배재고 야구부 사건을 다루며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흐른 지금, 그 사건을 다시 보며 또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화해에도 순서가 있다는 것이다.최근 배재고 야구부 학부모들이 선수들에게 내려진 6개월 출전 정지가 과도하다며 기자회견을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자식을 둔 부모로서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라도 내 아이의 앞날이 걸린 일이라면 안타깝고 억울한 마음이 들 수 있다.하지만 기사를 읽으며 내 마음에 먼저 떠오른 질문은 조금 달랐다.'내가 저 부모였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말했을까.'아마 나는 징계의 수위를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고개를 숙였을 것 같다.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부모로서 죄송합니다.""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
미디어오늘 - “탱크데이” 배재고 혐오발언에 “비통하고 분노 느껴” [기사보기]며칠 전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응원 논란을 보며 마음이 무거웠다.처음에는 단순한 학교 간 응원 문화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은 단순한 응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안에는 우리가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가 담겨 있었다.민주주의는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이름도 남기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 위에서 자라났다. 누군가는 총탄 앞에 섰고, 누군가는 감옥에 갔으며, 누군가는 가족을 잃었다.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는 오늘 자유롭게 말하고, 비판하고, 투표할 수 있다.그래서 역사를 조롱하는 일은 단순한 장..
평소 나는 사람들에게 "일희일비하지 말자."라는 말을 자주 한다.좋은 일이 있다고 너무 들뜨지 말고,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겼다고 너무 낙심하지도 말자는 뜻이다. 세상은 생각보다 길게 흘러가고, 지금의 결과가 마지막 결과인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를 겪으면서 정작 나는 그 말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특히 서울시장과 대구시장 선거, 그리고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를 보며 적잖은 실망을 했다. 6월 3일 이후에는 매일같이 챙겨보던 정치·시사 유튜브도 거의 끊다시피 했다. 더 실망스러웠던 것은 선거 결과보다도 그 과정이었다. 정치 평론을 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은 대부분 빗나갔고, 확신에 찬 예측은 현실과 너무 달랐다. 어느 순간부터는 '정말 이 사람들이 전문가가 맞는 걸까...
지난 글에서 나는 공자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완성된 성인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뜻을 세상에 펼치고 싶어 했고 누군가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랐던 한 인간으로서의 공자였다.그런 공자가 가장 아꼈던 제자가 있었다.바로 **안회(顔回)**다.『논어』를 읽다 보면 공자가 안회를 얼마나 특별하게 생각했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안회가 세상을 떠났을 때 공자는 깊이 슬퍼하며 통곡했다. 곁에 있던 제자들이 놀랄 정도였다. 성인이라 불리는 공자였지만 사랑하는 제자를 잃은 순간만큼은 그 역시 한 사람의 스승이었다.그렇다면 공자는 왜 그토록 안회를 아꼈던 것일까?안회는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조건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 가난했고, 세상에 내세울 만한 지위나 재산도 없었다.『논어』..
나는 동양철학을 『논어』로 배운 것 같다. 아주 어렸을 때 처음 만난 『논어』에 빠져 여러 해설서를 손에 쥐고 살았다. 한때 중국어를 제법 자유롭게 읽던 시절에는 대만에서 출간된 『논어』 풀이책을 구해 공부하기도 했다.그렇게 『논어』는 삼십 대에도, 사십 대에도 가끔씩 다시 펼쳐보는 책이었다.그런데 오십 대가 되어 다시 읽은 『논어』는 이전과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새로운 시각의 시작은 안회였다. 공자는 왜 그토록 안회를 아끼고 사랑했을까.그 질문에서 생각이 시작되었다. 혼자 상상의 날개를 펼치다 보니 공자와 안회, 그리고 군자에 대해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답이라고 주장할 생각은 없다. 다만 지금의 내가 『논어』를 읽으며 느낀 생각을 잊기 전에 기록으로 남겨보고 싶다.아마 세 편 정도의..
불교를 공부하다 보면 오래도록 마음에 머무는 말들이 있다.나에게는 그중 하나가 이것이다.입으로는 늘 부처님을 부르고,몸으로는 늘 부처님께 예경하고,마음으로는 늘 부처님을 생각하자. 처음에는 단순히 신심 깊은 사람들의 수행법이라고만 생각했다.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 말은 절에서만 하는 수행이 아니라, 사람이 어떤 존재가 되어 가는지를 알려주는 삶의 가르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법구경》은 첫머리에서 이렇게 말한다."마음이 모든 것의 근본이다. 마음이 주인이며,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든다." 마음이 먼저 움직이면 말이 따라가고, 말이 반복되면 행동이 되고, 행동은 결국 한 사람의 삶이 된다.화를 자주 품으면 화를 닮아가고,탐욕을 오래 품으면 욕심이 삶을 지배한다.반대로 자비를 생각하면 말이 부드러워지고,감사를..
'신독(愼獨)'이라는 말이 있다. 『중용』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莫見乎隱 莫顯乎微 故君子愼其獨也숨겨진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은 없고, 작은 것보다 더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은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홀로 있을 때 더욱 자신을 삼간다.사람의 본모습은 많은 사람 앞이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는 순간에 드러난다는 뜻이다.젊은 시절, 법정스님의 책을 읽으며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스님은 산중에서 홀로 지내면서도 하루의 생활을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새벽을 열고, 청소를 하고, 좌선을 하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며 살아가는 모습이었다.그 글을 읽으며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사람은 혼자 있을 때도 이렇게 살 수 있구나.'그 이후 신독은 내 삶의 한 가지 기준이 되었다.중요한 것..
3. 왜두 사람은 전화로 거의 연락하지 않았다. 문자도 없었다. 메신저 기록도 찾기 어려웠다. 처음 경찰은 한선희와 서재환의 관계를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람은 연락을 지울 수 있어도 자신이 머문 시간까지 모두 지우지는 못한다.한선희는 한 달에 두세 번, 평일 오후마다 같은 지역의 작은 공영주차장을 이용했다. 그곳에서 걸어서 오 분쯤 떨어진 곳에 오래된 호텔 하나가 있었다. 서재환의 차량도 같은 날, 비슷한 시간에 그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한두 번이었다면 우연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같은 일이 여러 달 동안 반복됐다. 경찰이 호텔 기록을 확인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시간에 들어갔고, 서로 다른 시간에 나왔다. 그러나 머문 방은 같았다. 관계가 드러났다.정 형사는 기록을 ..
2. 너무 일찍 나온 넥타이강도현의 장례식장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사람이 적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조문객은 끊이지 않았다. 다만 모두들 목소리를 낮추고 있었다. 죽은 사람이 출판계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라 그런지 장례식장에는 작가와 편집자, 인쇄소 사람들까지 여러 얼굴이 오갔다.그곳에서 나는 서재환이라는 남자를 처음 보았다.쉰 살쯤 되어 보였다. 말수가 적고 옷차림이 단정했다. 그는 강도현 부부와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이라고 했다. 가족들이 정신없는 틈을 대신해 음식과 조문객을 챙겼다.누군가 그에게 물었다.“강 선생하고 친했습니까?”서재환이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친했다기보다 오래 알았지요.”그리고 덧붙였다.“오래 안다고 꼭 가까운 것은 아니니까.”그 말이 묘하게 남았다.한 박사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릴 때 나는 코난 도일의 책을 끼고 살았다. 셜록 홈즈를 참 좋아했다.사건 현장에 남은 작은 흔적 하나를 놓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는 사실에서 이유를 찾아내는 모습이 어린 내 눈에는 무척 멋있었다. 아마 존경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도 가끔 셜록 홈즈를 펼쳐본다. 한글 번역본으로 읽기도 하고, 때로는 원서로 다시 읽기도 한다. 이미 결말을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도 이상하게 다시 읽게 된다.범인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재미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홈즈가 어떤 단서를 보고 어떻게 그 답에 도달했는지를 다시 따라가게 된다.그러다 아가사 크리스티에게 빠졌다. 셜록 홈즈와는 또 다른 세계였다. 사람들이 모여 있고, 모두에게 이유가 있으며, 누구나 조금씩 무언가를 숨기..
이 작품은 실제 사건에서 일부 착상을 얻었으나, 등장인물·배경·관계·동기와 사건의 전개는 모두 허구로 재구성한 창작소설입니다. 1. 열린 문그해 여름은 밤이 되어도 식지 않았다. 낮 동안 벽에 밴 열기가 해가 진 뒤에도 천천히 방 안으로 흘러나왔다. 창문을 열어놓아도 들어오는 것은 바람이 아니라 눅눅한 공기뿐이었다. 나는 한 박사의 서재에서 선풍기 바람을 쐬며 신문을 넘기고 있었다. 맞은편에서는 한 박사가 오래된 라디오 한 대를 분해하고 있었다.“그걸 고쳐서 어디에 쓰시려고요?” 내가 묻자 그는 대답 대신 작은 회로기판을 한동안 들여다보았다.“왜 소리가 안 나는지가 궁금해서요.”“고치려는 게 아니고요?”“고쳐지면 좋고요.”그다운 대답이었다.한 박사는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연..
참고로, 7월 27일에는 이런 일이 일어난다.호주 정부는 새로운 국가 긴급경보 시스템 AusAlert를 올해 10월부터 정식 운영하기에 앞서 전국 테스트를 실시한다. **NSW를 포함한 동부 지역(AEST)**에서는 7월 27일 오후 2시에 시험 경보가 발송된다.경보가 오면휴대전화 화면이 자동으로 켜지고약 10초 동안 사이렌 소리가 울리며진동과 함께 **"이것은 테스트입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표시된다.이 경보는 무음(Silent) 이나 방해금지(Do Not Disturb) 상태에서도 울리도록 설계되어 있다. 별도의 조치는 필요 없으며, 단순한 시스템 시험이다. [안내보기]호주는 앞으로 산불, 홍수, 사이클론, 공공 안전사고 등 긴급 상황에서 이 시스템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한다.문득 한국이 떠올랐다...
오늘 기분 좋은 소식을 하나 받았다.우리 회사 직원 한 명의 Skills in Demand(Subclass 482) 비자가 승인되었다는 호주 이민성의 통보였다.아직 영주권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 회사에서 정해진 기간을 성실하게 근무하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 누군가의 인생에서는 아주 중요한 첫걸음이다.사실 나는 회사를 운영하기 전부터 하나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호주에서 자신의 청춘을 걸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회사도 그 노력에 걸맞은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예전에도 다른 사람의 회사 설립을 도와준 적이 있었다. 그때 도움에 대한 보수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지만 정중히 사양했다. 대신 그 비용을 직원 한 명의 영주권 절차에 사용해 달라고 부탁했다. 젊은 날을..
7월이 되면 대부분 사람들은 새로운 한 달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호주에서는 조금 다르다.7월 1일은 단순히 달력이 한 장 넘어가는 날이 아니다.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날이고, 세금과 급여, 연금, 정부 지원 제도들이 이날을 기준으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날이다.한국에서는 1월부터 12월까지를 기준으로 하지만, 호주는 매년 7월 1일부터 다음 해 6월 30일까지를 하나의 회계연도로 사용한다. 따라서, 2026년 7월 1일부터는 2026-27 회계연도가 시작되었다.이번 회계연도에는 개인과 사업자 모두에게 영향을 주는 변화가 적지 않다.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체감되는 변화는 바로 직원들의 실수령액, 즉 Net Pay 변화다.1. 시급은 그대로인데 Net Pay가 조금 늘어난 이유오늘 직원들에게 ..
기름값은 내려가는데, 물가는 왜 그대로일까 요즘 부쩍 시드니의 기름값이 안정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 오늘도 길을 지나며 주유소 가격표를 바라보았다. E10 기준 리터당 163.9센트.불과 두 달 전만 해도 2달러를 훌쩍 넘기던 가격을 생각하면 제법 많이 내려온 셈이다. 숫자 하나일 뿐인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놓인다. 매일 운전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기름값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생활비의 일부이기 때문일 것이다.올해 4월, 중동에서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세계는 다시 한번 에너지 위기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중요한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했다.시드니도 예외는 아니었다.주유소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올랐고, 운송비가 상승하면서 자재값도 ..
요즘 어디를 가도 인공지능 이야기를 듣게 된다.회사에서는 AI를 업무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이야기하고, 학생들은 공부할 때 AI를 사용한다. 글을 쓰고, 그림을 만들고, 영상을 편집하고, 자료를 정리하는 일에도 인공지능이 들어온다.뉴스에서는 AI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이미 AI를 이용해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었다고 한다.그러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나만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다른 사람들은 이미 능숙하게 인공지능을 사용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조차 잘 모르겠다.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이름도 다르고, 기능도 다르고, 설명은 점점 더 복잡해진다.어제까지 익숙했던 것이 오늘은 낡은 기술처럼 느껴지고, 하나를 겨우 배울 만하면 또 다른 것이 등..
어제 친한 분들과 저녁 식사를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AI 이야기로 이어졌다.예전에도 말씀드린 적이 있다. 어떤 AI를 사용하든, 처음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답변 스타일을 원하는지를 알려주면 훨씬 비서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그 말씀을 기억하고 실제로 적용해 보셨다며, AI가 훨씬 편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어제는 한 가지를 더 말씀드렸다.AI에게도 피드백을 해보시라고.대부분의 사람들은 질문을 하고 답을 받으면 거기서 끝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그다음이 더 중요하다.답변을 읽어보고, "이 부분은 조금 더 담담하게 써 주세요." "이런 표현이 내 스타일입니다." "이런 흐름이 더 좋겠습니다." 이렇게 한두 마디만 덧붙여도 AI의 답변..
글을 쓰기 위해 블루투스 키보드를 하나 구입했다.그동안은 노트북을 켜고 빈 워드 파일을 열어 글을 작성하곤 했다.하지만 노트북은 책상 앞에 앉아야 한다. 카페에서 잠깐, 소파에서 잠깐, 혹은 생각이 떠오른 그 순간에 글을 이어가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웠다.그래서 핸드폰과 갤럭시 탭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기로 했다.하지만 화면을 터치하며 글을 쓰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키보드 타이핑에 익숙한 내게는 자꾸 생각의 흐름이 끊겼고, 문장을 이어가는 리듬도 자연스럽지 못했다.결국 다시 블루투스 키보드가 떠올랐다.예전에도 접이식 블루투스 키보드를 사용해 본 적이 있었고, 갤럭시 탭과 연결하면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며칠을 고민한 끝에 선택한 제품이 ProtoArc XK01 T..
요즘 세상을 보면 AI 이야기로 가득하다. 유튜브에 "AI 활용법"이라고만 검색해도 수많은 영상이 쏟아진다. "상위 1%만 아는 방법" "이것 모르면 손해" "10분 만에 마스터" "무료인데 아무도 모른다" "업무 효율 10배"제목만 보면 금방이라도 세상에 뒤처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게다가 AI의 종류도 많다.ChatGPT, Gemini, Claude, NotebookLM, Codex...새로운 이름이 계속 등장한다.그러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다들 AI를 잘 활용해서 편하게 살고 있는데 나만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나 역시 그런 마음이 있었다. 그러면서 영상 하나를 따라 해보다가도 금세 흥미를 잃곤 했다. 내가 원래 관심 있던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나조차 그랬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