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 용산사 / 기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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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사임을 알려주는 비석]

 

 

갑작스레 대만을 다녀올 계획이 생겼다. 대만... 

많은 상념들이 피어나는 곳인데, 얼마전에 대만에서 돌아가신 선배의 얼굴이 아련하게 떠올랐다. 선배는 잘 지내고 있겠지?

 

하여간, 대만을 계획하면서 떠오르는 곳이 한곳 있었다. 대만 용산사(龍山寺). 한국에 관세음 보살님을 모신 낙산사가 있다면, 대만에는 용산사가 관세음 보살님을 모신 곳으로 유명하다는 정보가 떠올랐다. 한두번 대만에 다녀왔지만, 존재도 알고 있었지만, 내심 발길을 주지 않았던 곳. "이번에는 기필코 한번 찾아 관세음 보살님을 뵙고 오리라"라는 발원(?)을 하고 나름 용산사 관세음 보살님을 뵈었을때 갖출 준비를 하였다. "관세음보살 보문품"경을 PDF 화일로 준비해서 관세음 보살님을 뵈었을때 일독을 해야 겠다는 마음으로.

 

 

[아무도 없을때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불가능 하더라 ㅜㅜ / 저분 모르는 분입니다]

 

 

대만을 도착한 첫 날, 어슴프레 땅거미가 내려앉을 무렵에 숙소에서 짐을 풀고 나와 용산사 역으로 가는 지하철(MRT)에 몸을 실었다. 다행이 숙소에서 용산사까지는 멀지 않았고, 머리속에 열심히 넣어둔 찾아가는 방법은 그리 낯설지 않아 초행길임에도 불구하고 익숙한 길인듯 방황함 없이 용산사에 도착을 할수 있었다. 용산사 역에서는 희미하게 풍겨나오는 향내음을 따라 길을 걸었다. 

 

 

[외당에서 내당으로 들어가는 입구]

 

 

저녁 7시쯤되는 시간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절의 앞에는 관광객과 가슴속에 간직한 소구소망을 기원하는 대만인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비원을 간직하고 들어주실 관세음 보살님께 이국인이고 이방인인 내 기원을 귀기울여주실 틈이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대만 용산사, 역시 한국의 절에 익숙한 나에게 조금은 생소한 분위기로 다가왔지만, 내 깊은 마음속까지 익숙하게 자리잡고 있는 향내음의 기억에 그 생소함을 떨쳐버릴수 있었다. 

 

 

[일곱자루의 향]

 

 

들어가는 입구에 위치한 곳에서 대만돈을 몇푼 건네고 일곱자루의 두꺼운 향을 구입했다. 용산사 안에는 일곱개의 향로가 놓여져 있고, 그 향로에 한개의 향을 꽂으며 기도를 하면 된다는 준비한 지식을 떠올리며, 처음 관세음 보살님이 계신 전각 앞으로 다가갔다. 한국에서 처럼 3배를 드리고 싶었으나, 차마 용기가 없음에 반배와 향을 사루면서 가슴에 품은 한조각의 기도를 드렸고, (한국에 산신각이 존재한다면, 대만에는 관우를 모신 사당으로 시작해서 몇몇 사당이 관음전 뒤로 있있다) 그 뒤로 배치되어 있는 전각을 돌면서 한번에 하나의 기도와 향을 사루는 일을 여섯번 반복을 했다.

 

 

[다시 돌아와 앞에 선 자리 - 사람들이 좀 줄었네]

 

다시 한바퀴를 돌아 처음으로 돌아온 자리, 기도를 하는 혹은 관광을 하는 사람들의 한켠 관세음 보살님 앞에서 서서 마음속 깊이 자리잡고 있던 기도를 다시 한번 마무리 하면서, 준비해간 "관세음보살 보문품"을 조심스레 소리없이 읽어 나갔다. 

 

용산사에는 특이하게 관음점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죽간을 하나 뽑아 그 죽간에 뽑힌 숫자를 읽고, 옆에 놓인 반달모양의 나무를 두개 땅에 떨여뜨려 그 떨어진 모양이 서로 같지 않다면, 외편에 있는 약상자 같은 사물함에서 죽간에 있던 숫자와 같은 서랍을 열어 괘를 한장 집어 읽는 것이다. 물론 중간에 반달모양의 나무가 서로 같게 나온다면, 다시 죽간을 뽑는 일부터 시작을 하는 된다.

 

 

[죽간과 반달모양의 나무]

 

 

기도를 하고, 돌아서서 점괘를 받는 것.. 마치 시험을 보고 그 점수를 기다리는 마음같을까 싶어 용기가 쉽게 나지 않았다. 행여 나의 기도를 받아주지 않는 것을 아닐까 싶은 마음에 용기가 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였지만, 그래도 그 궁금함에 나도 모르게 어느새 죽간을 시험보는 간절한 마음으로 뽑고 있었다. 

 

 

[시험 성적이 저장되어 있는 상자]

 

 

그렇게 용산사 참배를 마무리하고 돌아서 일주문(대만에서도 이렇게 부르는지 모르겠지만)을 지나오면서 마음속으로 언제 다시 뵐지 모르겠다는 인사를 드리고 다시 숙소로 향했다.

 

 

덧1) 항상 기복신앙을 막아야 한다고 외쳤으면서, 무언가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혼자 씁씁할 웃음을 지었는데, 나도 참 요사이 기댈곳이 필요한가보다.

 

덧2) 용산사에서 그 앞에 있던 대만인에게 들었는데, 용산사에는 다음과 같은 비화가 있다고 했다. 예전 세계제2차대전중에 일본이 점령하고 있던 대만을 연합군이 폭격을 할 작전을 잡았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종교가 삶의 일부인 대만인들은 그날도 용산사에 모여 열심히 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그날따라 모기가 그렇게 기승을 부려 도저히 절에 있을수가 없어서 다들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바로 그 후에 용산사에 폭격이 시작되었고, 절은 형체를 알아볼수 없을 정도로 부셔졌단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현재 남아있는 관세음 보살님 상은 자그만 상처하나 없이 보존되어 있었고, 그 보살님상을 중심으로 다시 용산사를 보수 증축 했다고 한다.

 

덧3) 대만에서 돌아오던 날, 비행장에 가기 전에 한번 더 잠깐 들려서 인사를 드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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