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끄적끄적 혜송(慧松) 2012. 6. 23. 21:52
[어머니 책은 가지고 올라가셔서 사진에는 없다] 주초에 정말 오랫만에 한국 온라인 서점에서 종이로 인쇄된 책 몇권을 구입하고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림을 지니고 있었는데, 드디어 그 서적들이 배달되었다. 처음 시작은 집사람이 지난 월요일 저녁에 한국에서 두리 문제집 몇권을 사자는 이야기가 발단이 되어, 큰녀석 책을 사주면, 둘째 녀석도 뭔가를 사줘야 한다고, 그러면서 집사람도 보고 싶은 책 몇권이 있다고, 겸사겸사 어머니 소일거리로 읽으실 만한 책 몇권을 골라보자고, 그리고 거기에 나도 전에부터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 한권있다고... 그렇게 발단이 된 책들이 몽땅 도착을 했다. 어머니 것은 "성철스님이 들려준 이야기 전3권". 집사람은 "유모차 밀고 유럽 여행",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그리고 ..
살아가는 이야기/끄적끄적 혜송(慧松) 2012. 4. 10. 08:48
뭐 그리 바쁜 일이 있으신지 얼굴도 뵙지 못했는데, 둘째 이모가 그렇게 갑자기 가셨다. 정말 지난 주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정도로 한 주일이 한달처럼 느껴졌었는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금은 아이들과 간만에 동물원에 다녀온 어제 저녁에 임종소식을 들었다. 시험후 결과를 기다리는 아이처럼, 전화를 자주 하지도 못하고, 긴 주말을 지난 후에 슬며시 용기를 내서 드렸던 전화에 일요일 오후에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문상을 다녀왔다는 이야기도 듣었고, 고마운 인연들... 하지만, 쏟아지는 눈물은 주체할 수 없었다. 전화통화를 하다가 이모란 단어만 나와도 목이 메여 왔다. 멜번에 있는 사촌동생과 통화중에 그 녀석 말이, 오빠는 이모랑 더 많이 친했잖아, 라는 소..
살아가는 이야기/끄적끄적 혜송(慧松) 2012. 4. 1. 21:20
언제나 외지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겉으로 들어내지 않아도, 공통적으로 품고 사는 아픔이 하나씩 있다. 멀리 고향에서 갑작스레 날라오는 지인의 슬픈 소식...... 또한, 그것이 가족이 경우엔 그 아픔의 강도라는 것이.... 오늘 저녁, 갑작스런 둘째이모의 소식을 들었다. 어제 친척들중 한분의 자녀 결혼식에 이모님들과 다녀오시다가 머리에 통증을 호소하셔서 바로 병원으로 모시고 들어갔는데, 그후 바로 어제 저녁부터 오늘 오전에 걸쳐 3번의 갑작스런 뇌수술을 하셨고, 아직 중환자실에서 의식없이 계신다는 전화 한통화. 부랴부랴, 급한대로 어머니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한국으로 일정을 잡아보지만, 내가 달려갈 수 없음에 눈물이 난다. 유난히, 난 이모들과 친하게 지냈기에, 그리고 둘째 이모는 같은 절에 다니면..
살아가는 이야기/끄적끄적 혜송(慧松) 2011. 3. 11. 13:56
아주 오래된 사진 한장이 다시 나왔다. 어디에 보관했었는지 몰랐었는데, 서랍 한귀퉁이에 있던 외장하드에 있었다. 변색된 필름을 결혼할 때 쯤 집사람이 사진으로 현상을 해왔다. (아~ 필름이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사진하고 같이 어딘가에 잘 두었겠지?) 뭔가에 맞아서 이마가 뽈록, 오징어 다리인 듯 한 것을 질겅질겅 씹고 있는 모습. 많은 시간이 흘렀구나..
살아가는 이야기/끄적끄적 혜송(慧松) 2009. 1. 16. 09:10
광학 10배줌이 되는 카메라를 잘 사용하고 있었는데 슬슬 무리가 오는듯 하더니 작동이 원활하지가 않다. 하긴 결혼전에 상 모델이니 오죽하겠냐... 그래서 세일을 할때 소니 사이버샷 W30을 하나 구입했었다. 이게 벌써 3년전 일이다. 물론 우리는 전자제품을 막쓰는 스타일이 아니건만.. 우리 아들이 사진기를 가지고 놀기 시작하더니 결국 줌이 망가졌다. 지금은 사진을 곧 잘 찍는데, 렌즈가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것이 신기한지 손으로 누르다가 안에 기어에 무리가 온것 같다. 광학줌 1.5배가 넘어가면 자동으로 전원이 나간다. T.T 뭐.. 아들을 탓할 생각은 없지만 아무래도 이 소니는 계속 아들보고 쓰라고 하고 간단한 보급형을 하나 구입해야할 것 같다. 둘째도 있고 하니 보다 많은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도 있..
살아가는 이야기/끄적끄적 혜송(慧松) 2009. 1. 6. 07:48
집사람 생일은 양력 1월 3일.. 내 생일은 음력 12월 8일.. 집사람은 언제나 양력으로 생일을 보냈고, 나 역시 평생(?) 음력으로만 생일을 보냈었다. 그런데 올해는 우리 두사람의 생일이 같은 날이 되었다. 요즘 잘 나온 양력/음력 계산해주는 곳에서 따지면 언제가 또 겹치는 날이 올수도 있겠지만... 정말 뭐랄까... 이 이런 인연이 있네.. 라는 생각이 들면서.. 뭔가 가슴가득 설레이는 새로운 희망이 생긴다. 비록 이번 생일은 그 의미에 비해 간단히 미역국에 생일 케잌으로 마무리를 했지만 말이다. 아~ 저녁에 살짝 삼겹살도 구어 먹었구나.. ㅋㅋㅋ 마눌...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도 우리 열심히 이쁘게 잘 살자~~
살아가는 이야기/끄적끄적 혜송(慧松) 2008. 12. 1. 10:09
예정대로라면 11월 29일.. 지난 토요일이 둘째의 예정일이였다. 첫째인 "두리"는 예정일보다 일주일 먼저 태어났기에... 그리고 주위에서 둘째는 첫째보다 더 일찍 태어난다기에... 우리부부는 둘째 "아리"는 좀 더 일찍 나오리라 기대를 했다. 하지만.. 성급한 기다림은 이제 설레임을 지나 작은 초조함으로 바뀌고 있다. 물론 이미 잘 크고 있다는 병원에서의 판정이 있기에.. 그리고 예정일 앞뒤 일주일이 있다고 의사가 말하기에.. 조금은 초조함을 감추어 보려 애는 쓰지만... 그래도 쉬이 감취지지는 않는다. 혹여.. 내가 성급히 우리 첫째는 너무 쉽게 태어나서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서 태어남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이리 더디고 초조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어 그런 말을 달고 ..
살아가는 이야기/끄적끄적 혜송(慧松) 2008. 11. 28. 10:11
사람은 누구나 한명을 가슴에 품고 산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힘이들면 살짝 그 사람을 떠올리고 다시 힘을 내기도.. 난 가슴에 아버지를 품고산다. 살짝 삶의 무게에 지쳐서 주저 않고 싶을때, 아니.. 이미 주저 앉아있을때, 아무 말없이 이른 아침, 날 위해 오늘도 기도를 하고 있을 아버지를 생각하면 다시 일어나야지 하는 마음이 든다. 벌써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아버지와 술한잔 기울여본 것이 말이다. 예전엔 가끔 충무로 한쪽 정감가는 대포집에서 좋은 술은 아니라도, 좋은 안주는 아니라도, 아버지와 아들로써, 남자와 남자로써, 친구로써 그렇게 술잔을 부딪혔었는데 말이다. 언제나 아버지는 내게 듬직한 산이였다. 길을 잃어도, 의지가 약해져도, 힘이 들어도,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의 아버지.. 그런 아버지와 다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