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갑자기 가셨다..
- 살아가는 이야기/끄적끄적
- 2012. 4. 10. 08:48
뭐 그리 바쁜 일이 있으신지 얼굴도 뵙지 못했는데, 둘째 이모가 그렇게 갑자기 가셨다. 정말 지난 주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정도로 한 주일이 한달처럼 느껴졌었는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금은 아이들과 간만에 동물원에 다녀온 어제 저녁에 임종소식을 들었다.
시험후 결과를 기다리는 아이처럼, 전화를 자주 하지도 못하고, 긴 주말을 지난 후에 슬며시 용기를 내서 드렸던 전화에 일요일 오후에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문상을 다녀왔다는 이야기도 듣었고, 고마운 인연들...
하지만, 쏟아지는 눈물은 주체할 수 없었다. 전화통화를 하다가 이모란 단어만 나와도 목이 메여 왔다. 멜번에 있는 사촌동생과 통화중에 그 녀석 말이, 오빠는 이모랑 더 많이 친했잖아, 라는 소리에 또다시 무너지고 추스리고, 또 무너지고 추스리고......
한국에 계신 스님께 울먹이며 전화를 드렸다. 그냥 스님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무작정 전화를 드리고 또 그렇게 무너지고 말았다. 전화기 넘어 스님의 목소리... 기승아, 이모 편안히 가시라고 금강경이라고 한독 읽어드려라.. 그래서 그렇게 했다. 내가 가시는 이모에게 뭘 더 해들릴수 있겠는가.
밤에 꿈을 꾸었다. 큰 절의 대웅전에 스님들이 앉아 계시고, 어머니도 그 곁에 앉아 계시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기도를 하는 꿈을 꾸었다. 이역만리 먼 길을 갈수 없기에 그렇게 꿈속에서라도 제를 지냈나 보다.
이모~ 가시는 길을 배웅도 못해드렸는데, 편히 좋은 곳으로 가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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