爲父方爲子 - 아버지가 되고나서야 아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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爲父方爲子 / 아비 되고서야 비로소 아들이 되었네
今知恨已遲 / 이제 깨닫고 보니 너무 늦었음이 한스럽네
爲父子皆澁 / 아버지와 아들 모두 서툴기만한데
白髮已盈頭  / 어느새 흰머리가 머리 가득하네

 

 

요즘은 아들에게서 가끔 연락이 온다. 일본에서 1년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있는 녀석이다. 매일 연락이 오는 것도 아니고, 길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아니다. “밥은 먹었다” 혹은 "뭐가 필요하다"같은 짧은 말 문자가 전부이다.

예전 같으면 그런 짧은 소식이 어쩌면 조금 서운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제는 안다. 멀리 떨어져 살아간다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이라는 것을. 각자의 삶은 생각보다 바쁘고, 사람은 또 생각보다 자기 앞에 놓인 오늘을 살아내느라 분주하다. 사랑하지 않아서 연락이 뜸한 것이 아니라, 살아가느라 잠시 잊고 있는 것뿐이라는 것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문득 생각했다. 나 역시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살고 있지 않은가. 한국과 호주 사이의 거리는 비행기로 몇 시간이 아니라, 어느새 수십 년의 시간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바쁘다는 이유로, 내 삶을 꾸려가느라 정신없다는 이유로 연락을 미루곤 했다. 내 마음속에는 늘 부모님이 있었지만, 그 마음이 꼭 전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아빠가 되고 나서야 조금씩 아들이 되어간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내 곁을 떠나 자기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예전에 부모님도 비슷한 마음이었겠구나 싶다. 잘 지내는지 궁금하지만 너무 묻고 싶지는 않았을 마음, 보고 싶지만 괜히 부담이 될까 기다렸을 마음. 아마 부모의 마음은 늘 그런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을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나는 조금 더 좋은 아들이 될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내 머리에도 어느새 흰머리가 늘어가고 있다.

오늘은 한국에 연락을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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