霧中待信 - 안개 속의 설레임
- 사유의 뜰/오늘이 시가 되다
- 2026. 6. 9. 19:24

朝霧滿家前 / 조무만가전
停步望深霧 / 정부망심무
心隨霧氣動 / 심수무기동
似有好消息 / 사유호소식
아침 안개 집 앞에 가득한데
걸음을 멈추고 짙은 안개를 바라보네
마음도 안개 기운 따라 움직이니
행여 좋은 소식이 오지 않을까 설렌다.
오늘은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대로 시작하는 아침이었다.
아침 창밖을 내다보니 집 앞 숲이 온통 안개에 잠겨 있었다. 늘 보이던 나무들도 희미한 그림자만 남긴 채 고요히 서 있었고, 멀리 보이던 풍경은 하얀 장막 뒤로 숨어버렸다. 평소 같으면 무심히 지나쳤을 풍경인데, 오늘은 자욱한 안개에 이끌려 발걸음이 멈추었다.
한동안 베란다에 서서 안개를 바라보았다.
안개는 앞을 가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안개를 답답함이나 불안함에 비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에게 안개는 늘 신비로움과 설렘을 안겨준다. 오늘 아침의 자욱한 안개도 마찬가지였다.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하면서도, 그 안에 좋은 소식을 품고 있는 것만 같았다.
어린왕자를 기다리는 여우의 마음처럼,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마음이 먼저 설레는 날이 있다. 특별한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대할 만한 일이 정해진 것도 아니다. 그저 오늘은 어제와 조금 다를 것 같은 기분. 삶이 가끔 선물처럼 건네주는 작은 예감 같은 것이다.
생각해 보면 살아가는 일도 안개 속을 걷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앞은 잘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내일을 기대하며 한 걸음씩 걸어간다. 그 기대가 있기에 오늘을 견디고, 또 내일을 맞이한다.
어쩌면 행복은 좋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순간보다,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 믿으며 기다리는 시간 속에 더 많이 머물러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문득 몇 자를 적어 보았다.
덧)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도 특별한 소식은 없다. 여전히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좋은 소식이라는 것은 실제로 찾아오는 일이 아니라, 오늘은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게 만드는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 아침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설레임을 간직한 아침이었다.
https://www.youtube.com/shorts/hKYfRj2a3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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