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적는다는 것 - 마음을 알아차리는 연습
- 삶을 바라보다/사유의 뜰
- 2026. 7. 13. 06:52

知止而後有定,定而後能靜
지지이후유정, 정이후능정.
"멈출 곳을 알아야 비로소 중심이 서고, 중심이 서야 마음이 고요해진다."
— 《대학(大學)》
월요일 아침이 되었다.
마음은 급했고, 벌려놓은 일들이 많았던 탓인지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눈이 떠졌다. 눈을 뜨자마자 이번 주에 처리해야 할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밀려오기 시작했다. 한동안 침대에서 버티다가 문득 일어나 핸드폰을 들었다. 그리고 이번 주에 해야 할 일들을 기억나는 대로 하나씩 적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그 행동 하나만으로도 마음을 짓누르던 스트레스가 조금씩 가라앉는 것이 느껴졌다.
《대학》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멈출 곳을 알아야 비로소 중심이 서고, 중심이 서야 마음이 고요해진다."
예전에 읽었던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도 문득 떠올랐다.
오늘 아침 이 구절은 단순히 모든 일을 멈추라는 뜻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오히려 머릿속에서 뒤엉켜 있던 생각들을 밖으로 꺼내어 바라보라는 의미처럼 느껴졌다.
뇌과학에서는 머릿속에만 떠다니던 생각도 말로 표현하거나 글로 적는 순간, 뇌가 그것을 하나의 대상으로 인식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막연했던 불안은 형태를 갖게 되고, 형태를 갖춘 것은 생각보다 덜 두렵다.
요즘은 보이지 않는 일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무릎의 통증도, 조금 높아진 혈압도 어쩌면 그런 스트레스가 몸으로 드러난 결과인지 모른다. 오늘 새벽에도 그 긴장 때문에 잠에서 깼다. 하지만 침대에서 일어나 해야 할 일들을 적기 시작하자 마음은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갔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생각만 하지 말고 한 번 적어보라."는 말을 여러 번 했었다.
정작 그 쉬운 조언을 나 자신에게는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 하나 다시 배웠다.
마음은 세상을 따라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따라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흔들리는 마음을
조용히 알아차리는 연습을 오늘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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