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사함에 감사합니다.
- 삶을 바라보다/사유의 뜰
- 2026. 7. 14. 04:44

최근 오른쪽 무릎이 많이 아팠다.운전하는 것조차 힘들었고, 걷는 일도 쉽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염증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스트레스도 한 몫을 했다고 한다.
며칠 동안 소염제를 먹고, 가능한 움직임을 줄이며 쉬었다.
그리고 오늘 다시 병원을 찾았는데, 다행히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이제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다리 근력을 조금씩 키워가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병원을 나와 주차장으로 천천히 걸어가는데, 문득 발걸음을 늦추게 되었다. 아무렇지 않게 걷고 있다는 사실이 이렇게 감사하게 느껴진 것은 오랜만이었다.
며칠 전만 해도 차에서 내리는 일조차 조심스러웠는데,
오늘은 내 두 다리로 걸어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러다 또 하나의 생각이 이어졌다.
왜 나는 그동안 이런 평범한 일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고 살았을까. 아마도 삶의 여유를 조금씩 잃어버렸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해야 할 일들을 쫓아가고, 풀어야 할 문제들을 붙잡고,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에 마음을 빼앗기다 보니, 이미 내 곁에 있는 소중한 것들은 너무도 당연한 풍경이 되어 있었다.
불교에서는 지금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을 수행이라고 한다.
특별한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당연하게 여기던 것의 소중함을 다시 바라보는 일.
삶에 여유가 생길 때 비로소 우리는 그 평범한 행복을 알아차릴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여유란 시간이 많은 것이 아니라, 지금 내 앞에 있는 삶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감사는 행복해서 생기는 마음이 아니라,
알아차릴 때 비로소 피어나는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오늘 무릎이 조금 나아진 덕분에, 나는 다시 하나를 배웠다.
평범한 하루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오늘도 내 두 다리로 걸을 수 있음에,
가족과 함께 하루를 보낼 수 있음에,
무사히 하루를 마칠 수 있음에,
조용히 두 손을 모아 감사의 마음을 올린다.
오늘도 무사함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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