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는 것들
- 삶을 바라보다/사유의 뜰
- 2026. 7. 22. 04:00

살다 보면 그 순간에는 옳고 그름을 쉽게 판단했던 일들이, 시간이 흐른 뒤에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얼마 전,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직원이 별다른 예고도 없이 회사를 그만두고 상대편 회사로 옮겨갔다. 주위에서는 괜찮으냐고 많이들 물었다. 나도 처음에는 분명 힘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주 정도 지나고 보니 오히려 내가 현장을 더 자주 둘러보게 되었고, 업체 담당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도 늘어났다.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들도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분명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반드시 나쁘기만 한 일은 아니었다.
시간이 조금씩 지나고 보면 좋은 일과 나쁜 일의 의미도 자연스럽게 변한다. 그렇게 시간은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답을 조금씩 가져다주는 것 같다.
문득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고사가 떠올랐다.
좋은 일이 나쁜 일이 되기도 하고,
나쁜 일이 좋은 일이 되기도 한다.
결국 지금의 결과만으로는 그 일이 정말 좋은 일이었는지, 나쁜 일이었는지를 쉽게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생각의 끝에 우리나라의 주민등록번호 제도가 떠올랐다.
1960년대 국가 안보와 행정 효율을 위해 도입된 이 제도는 오랫동안 많은 비판을 받았다. 국민을 번호로 관리한다는 거부감도 있었고,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나 역시 젊은 시절에는 그런 생각에 공감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디지털 시대가 찾아오면서 또 다른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전 국민이 하나의 고유번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행정 전산화와 전자정부를 빠르게 구축하는 기반이 되었다.
물론 지금도 개인정보 보호는 계속 고민하고 보완해야 할 과제다. 그럼에도 한때 단점으로만 여겨졌던 것이 시대가 바뀌자 장점으로 작용하는 모습도 함께 보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우리는 너무 자주 현재의 기준으로만 세상을 판단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물론 지금 내 앞에서 벌어진 상황에는 충실하게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일을 곧바로 좋고 나쁨의 이분법으로 나눌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시간은 늘 새로운 변수를 만들어 내고,
흘러간 시간은 같은 사건에도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그래서 요즘은 어떤 일이 생기면 예전보다 조금 더 긴 안목으로 기다려 보려고 한다.
오늘의 실패가 내일의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오늘의 성공이 훗날 가장 큰 실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긴 안목에서 보면 영원히 좋은 일도,
영원히 나쁜 일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조용히, 나지막하게 개똥철학 하나를 입속으로 읊어 본다.
너무 일희일비하지 말자.
시간은 우리가 아직 보지 못한 답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https://www.youtube.com/watch?v=tD6pQHiRco8
'삶을 바라보다 > 사유의 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누구도 대신 서 줄 수 없는 자리 -고 (0) | 2026.07.24 |
|---|---|
| 이제는 이 노래도 보내주려 한다 (0) | 2026.07.23 |
| 새로운 인연을 만난다는 것 (0) | 2026.07.18 |
| 사람을 배우는 일 (0) | 2026.07.17 |
| 오늘도 무사함에 감사합니다. (0) | 2026.07.1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