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이 노래도 보내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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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블피쉬] 비와 당신


몇 년 전, 우연히 럼블피쉬의 이 노래를 다시 듣게 되었다.

예전에 스쳐 지나가듯 들었을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감정이, 그날은 이상하리만큼 깊이 다가왔다.
가사 한 줄 한 줄이 마치 내 마음을 대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사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던 마음.
하지만 어느 순간 문득 떠오르는 그리움.

그 노래는 그런 마음을 참 담담하게 불러주었다.

그 후로 몇 년 동안 내 핸드폰 벨소리는 늘 그 노래였다.
전화가 올 때마다 짧게 흘러나오는 몇 소절이었지만, 들을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조용히 흔들리곤 했다.

사람들은 노래를 듣는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노래 속에서 그 시절의 나를 다시 만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였을까. 벨소리를 바꾸려고 몇 번이나 마음먹었지만, 결국은 다시 그대로 두곤 했다.
노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절의 나를 떠나보내는 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 노래는 몇 년을 내 곁에 머물렀다.

시간이 흐르면 상처는 조금씩 옅어지고, 추억은 아픔보다 그리움으로 남는다.
그리고 오늘 문득, 이제는 이 노래를 보내주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래가 싫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참 고마운 노래였다.
말하지 못했던 내 마음을 대신 울어주었고, 혼자 견뎌야 했던 시간을 조용히 함께 걸어준 노래였다.

이제는 그 역할을 다한 것 같다.
사람도 그렇지만, 노래에도 떠나보내야 할 때가 있는 것 같다.

잊는 것이 아니다.
좋았던 시간을 마음 한편에 조용히 간직한 채, 감사하며 보내주는 것이다.

어쩌면 그 노래를 떠나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 노래를 붙잡고 있던 오래전의 나를 보내주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은 벨소리를 하나 바꾸려 한다.

옛 연인을 잊듯이.

아니,

잊어서가 아니라,
충분히 사랑했고,
충분히 함께했기에.

이제는 그 노래도,
마음 한편의 추억으로 남겨두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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