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독(愼獨), 나를 지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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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독(愼獨)'이라는 말이 있다. 『중용』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莫見乎隱 莫顯乎微 故君子愼其獨也

숨겨진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은 없고, 작은 것보다 더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은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홀로 있을 때 더욱 자신을 삼간다.

사람의 본모습은 많은 사람 앞이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는 순간에 드러난다는 뜻이다.

젊은 시절, 법정스님의 책을 읽으며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스님은 산중에서 홀로 지내면서도 하루의 생활을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새벽을 열고, 청소를 하고, 좌선을 하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며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그 글을 읽으며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사람은 혼자 있을 때도 이렇게 살 수 있구나.'

그 이후 신독은 내 삶의 한 가지 기준이 되었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었다. 아무도 보지 않아도 책상을 정리한 뒤 하루를 시작하려 했고, 시간을 정해 공부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구분하려 했다. 자리를 떠날 때면 한 번 더 주변을 돌아보는 습관도 들이려 했다.

물론 나도 사람인지라 게을러질 때가 있었다. 잘 지켜진 날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날도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었다. 엇나갔을 때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려는 마음. 그 마음만큼은 놓치지 않으려 했다.

남에게 엄격하기보다 먼저 나 자신에게 엄격하려 했던 것.
그것이 내가 신독을 배우며 지키고 싶었던 삶의 자세였다.

신독은 하루 결심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며칠 잘했다고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매일 반복되는 작은 선택이다.

아무도 보지 않을 때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
편하다는 이유로 원칙을 내려놓지 않는 것.

그런 작은 시간들이 쌓여 결국 한 사람의 품격을 만든다.

지금은 남을 바라보는 눈은 많아졌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눈은 오히려 줄어든 시대인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잘못은 누구보다 빠르게 찾아내면서도, 자신의 잘못에는 쉽게 이유를 붙인다. 남에게는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면서도, 자신에게는 수많은 변명을 허락한다.

나 역시 그런 유혹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신독의 자세가 더욱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노력한다. 남을 비평하기 전에 나를 돌아보는 사람의 모습이 되고 싶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니라, 내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하루를 살아가고 싶다.
신독은 남에게 보여 주는 덕목이 아니라, 평생 나 자신과 맺는 가장 조용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보지 않는 시간의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

신독은 평생 그 질문에 답하며 살아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세상을 바꾸는 일은 거창한 구호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스스로를 바로 세우는 작은 습관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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