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위에 뿌리를 내린 나무를 바라보며...
- 삶을 바라보다/사유의 뜰
- 2026. 7. 30.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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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년 전, 선물로 받은 나무 한 그루가 있다. 화분에 흙을 담아 심은 것도 아니다. 작은 돌 위에 뿌리를 내리고, 내가 가끔 건네는 물을 마시며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다. 나는 그저 물만 주며 방치 아닌 방치를 해왔다. 가끔 지나치게 자란 가지를 잘라주고, 햇살이 좋은 날이면 창가에 내려놓아 주는 정도였다.
그런데도 나무는 묵묵히 살아간다. 새잎을 내고, 가지를 뻗으며, 자신의 시간을 이어간다.
문득 정판교의 「죽석」에 나오는 구절이 떠오른다.
咬定青山不放鬆
立根原在破巖中
푸른 산을 굳게 물고 놓지 않으니,
그 뿌리는 본래 갈라진 바위 속에 내렸구나.
흙 한 줌 넉넉히 품지 못했어도 나무는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뿌리를 내렸다. 화려한 꽃을 피우지도 않고,
누군가의 시선을 끌 만큼 아름다운 모양을 갖춘 것도 아니다.
그저 주어진 물을 마시고, 때때로 비치는 햇살을 받아들이며 조용히 자신의 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본다.
좋은 환경이 갖춰져야만 살아갈 수 있다고,
조금 더 많은 것이 주어져야 비로소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지는 않았는지.
삶은 언제나 충분한 흙과 햇살을 내어주지는 않는다.
때로는 돌처럼 단단하고 메마른 자리가 내 몫으로 주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뿌리를 내린다는 것은 완벽한 자리를 기다리는 일이 아니라,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살아갈 이유를 찾아내는 일인지도 모른다.
화려하지 않아도 좋다.
남들보다 빨리 자라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주어진 자리에서 쉽게 꺾이지 않고,
자신의 방향으로 올곧게 살아가는 것.
돌 위에 뿌리를 내린 이 작은 나무에게서
오늘도 삶의 한 가지 태도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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