孤夜一盞 (고야일잔) — 외로운 밤,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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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안의 한 잔

마음이 알 수 없이 요동칠 때가 있다. 아무 예고도 없이, 이유도 없이.
미친년 널뛰듯이 — 라고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그런 밤.

그럴 때 나는 노래를 한다. 부르는 것인지 흘리는 것인지 모를 소리를.
그런데 들어줄 이가 없다. 소리는 그냥 허공에서 메아리치다 사라진다.
허공도 별로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남는 건 손 안의 한 잔. 쓰다. 그래도 이 밤엔 이것만이 내 편이다.

그래서 한 수 적었다.

無人聽我歌 무인청아가   / 들어줄 이 없는 내 노래
空響虛中夜 공향허중야   / 허공에 공허하게 메아리치는 밤
手中一盞苦 수중일잔고   / 손 안의 쓴 술 한 잔만이 
聊慰此孤夜 요위차고야   / 외로운 이 밤을 달래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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