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앞의 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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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빠뿔빼뚤이다. ㅠㅠ



오늘은 오랜만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길게 즐기는 휴일의 첫날..
식구들과 함께, 그냥 있었다. 장을 보러 다녀오고 같이 밥을 먹고, 잠깐 책을 보고, 별 말 없이 같은 공간에 있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한 하루였다.

문득 채근담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寵辱不驚,閑看庭前花開花落
去留無意,漫隨天外雲捲雲舒

총애도 욕도 마음을 흔들지 못하니, 한가로이 뜰 앞에 꽃 피고 지는 것을 바라본다.
가고 머무는 것에 뜻을 두지 않으니, 하늘 끝 구름이 걷히고 피는 것을 그냥 따른다.

4월. 이쪽은 가을로 접어드는 계절이다. 아침저녁으로 공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꽃은 피었다가 지고, 구름은 몰려왔다가 흩어진다.
세상이 나를 어떻게 보든, 내가 어디 있든, 그것들은 그냥 그렇게 흘러간다.

홍자성이 이 구절을 쓸 때, 아마 거창한 깨달음의 순간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냥 뜰에 앉아, 꽃이 지는 걸 보고 있었겠지. 오늘의 나처럼.

억지로 쉬려 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 억지로 뭔가를 느끼려 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가 가끔은 있어야 한다.
그런 날이 쌓여야 사람이 오래 버틸 수 있다.

꽃은 내일도 필 것이고, 구름은 내일도 흘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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