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은 충성은 복종이다— 대구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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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忠誠)이라는 말을 한자로 풀면, 가운데 마음[中心]을 다해 정성을 쏟는다는 뜻이다. 아름다운 말이다. 의리와 충성은 분명 미덕이다.

하지만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눈을 감은 채 쏟는 충성은 과연 미덕인가. 아니면 그것은 복종인가. 결과를 묻지 않는 헌신은 신뢰가 아니라, 어쩌면 습관이 아닐까.

대구를 보면서 오래 그 질문을 품어왔다.

대구는 스스로를 보수의 심장이라 불러왔다. 그 자부심을 나쁘다고 말할 생각은 없다. 어떤 가치를 지키겠다는 의지, 그것 자체는 존중받아야 한다. 문제는 그 충성이 30년 동안 무엇을 돌려받았느냐다.

📉 1인당 GRDP — 3,137만 원. 전국 17개 시·도 중 30년 연속 최하위. 전국 평균의 63% 수준.

📉 2024년 경제성장률 — 실질 -0.8%. 전국 특광역시 중 유일한 마이너스 성장.

📉 청년 고용률 — 39.3%. 전국 최하위.

📉 평균 임금 — 3,723만 원. 6대 광역시 중 꼴찌. 울산보다 1,237만 원 적다.

📉 2025년 인구 순유출 — 5,400여 명 중 4,800여 명이 20대. 떠나는 사람의 90%가 청년이다.

숫자가 냉혹하다. 그러나 이 숫자들은 대구 시민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대구 시민이 얼마나 오랫동안 배신당해 왔는지를 말하고 있다.

광주를 비교 대상으로 드는 것이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진영의 문제가 아니다. 광주 시민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라도 심판할 때는 심판한다. 표가 아쉬우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반면 대구에서는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이다. 경선에서 이기면 선거는 끝이다.

선출직이 시민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시민이 선출직을 위해 존재하는 구조.

 

그 결과가 지금 저 숫자들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대구 시민의 삶이 나아질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공천을 따내기 위한 몸부림만 계속되고 있다.

나는 호주에 산다. 멀리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때로 서늘한 객관성이 생긴다. 애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애정이 있기에 더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거리다.  대구는 결코 못난 도시가 아니다. 근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나라를 지키겠다는 의지로 뭉쳐온 도시다. 그 역사적 자부심은 진짜다. 그러나 그 자부심이 특정 정당에 대한 무조건적 지지와 동일시되어 온 순간부터, 대구의 유권자 권력은 조금씩 소진되어 왔다.

30년을 바쳤다. 그렇다면 이제 그 충성이 무엇을 낳았는지 눈을 뜨고 볼 권리가 있다.

의리와 충성은 미덕이다. 하지만 눈 감은 충성은 복종이다.
이번엔 후보가 어느 당 소속인지 말고, 내 삶이 나아졌는지를 물어보자. 대구를 진심으로 위할 사람이 누구인지, 눈을 뜨고 골라보자.

대구시민 여러분, 이번엔 깨어서 뽑아보지 않으시겠습니까.

 

https://youtube.com/shorts/5yRYfmIpReQ?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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