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하지 않은 사람에게 진실을 쏟아부은 인연에 대하여
- 살아가는 단상/생각이 머문 자리
- 2026. 1. 20. 18:10

짧지 않은 생을 살아오다 보니, 이제서야 또렷이 느끼게 되는 것이 하나 있다.
사람은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삶이 버거워지는 순간 결국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게 된다.
나 역시 그렇게 살아왔다.
힘들 때마다 어렵게 부탁을 했고, 다행히도 그 손을 외면하지 않고 잡아준 사람들이 있었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 어떻게든 잘(?) 버티며 살아오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인지 누군가 내게 도움을 청하면, 예전 내가 가졌던 그 절박한 마음이 먼저 떠올랐다.
‘오죽하면 나 같은 사람에게까지 부탁을 했을까.’
그 생각 하나로, 내가 할 수 있는 선 안에서 최선을 다해 도우며 살아왔고,
그것이 내 삶의 기본적인 태도라고 믿어왔다.
그런데 요즘, 마음에 자주 걸리는 장면이 있다.
평소에는 연락 한 번 없다가, 갑작스레 걸려오는 전화.
그리고 어김없이 이어지는 말, “좀 도와줄 수 있을까?”
나 또한 살갑게 자주 안부를 묻는 성격은 아니라서 처음에는 그저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시간이 쌓이고 해가 지나면서 보니, 그런 연락은 늘 같은 순간에, 같은 이유로만 찾아왔다.
더 묘한 공통점도 있었다.
전화를 한 번에 받지 않으면, 연이어 울리는 연락들.
상대의 사정은 있지만, 전화를 받는 쪽의 마음과 상황은 전혀 헤아리지 않는 듯한 태도.
이쯤 되니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마저 전화기에 뜬 이름을 보고는 묻는다.
“또… 뭘 도와달라는 거야?”
문득, **법정 스님**의 글 한 구절이 떠올랐다.
“우리는 인연을 맺음으로써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이 당한다.
대부분의 상처는 진실 없는 사람에게 진실을 쏟아부은 대가로 받는 벌이다.”
그 문장을 떠올리고 나서야
내 마음이 왜 자주 지쳐 있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아마도 이제는,
진실이 없는 인연들을 조금씩 정리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오늘 밤은 그런 생각이 오래 머무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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