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될 수도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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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한강공원에 조성된 "괴물"이란다 - SBS발췌]

괴물과 싸우는 자는,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 - 니체였던가?

항상 괴물과 싸우다 스스로 괴물이 되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타산지석을 삼아야 한다고 생각을 해왔는데, 오늘 나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생겼음을 느꼈다.

어느 곳에서 일을 하는데, 한 사람이 다가와서 말을 건다. 그러다가 갑자기 욕을 하면서 몸을 밀어낸다. 점잖게 이러지 말라고 난 내 일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이야기를 해보지만, 그 사람은 더 큰 목소리로 침을 튀기면서 욕을 하고 나에게 무안을 준다. 

참다가, 그 사람에게 당신 한마디만 더하면 가만히 있지 않는다고 경고를 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나의 경고는 그에게 먹혀들지 않았고, 난 폭발을 해서 그 보다 더 큰 목소리로 쏘아 붙였다. 평소 욕이라는 것을 사용하지 않기에 내 입에서 심한(?) 욕은 나오지 않았지만 "씨발"정도를 섞어서 그 사람을 몰아 붙였다. 

그리고, 다시 경고를 했다. 나 일하던거 중단하고 갈껀데 한마디만 더 뱉으면 그냥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혼자 속으로 경고보단 협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이 그 협박이 먹혀서 였을까, 그는 입을 다물었고 나는 그냥 하던 일을 멈추고 무사히(?) 돌아 나왔다.

돌아오는 길이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좀 더 참았으면 되지 않았을까?
그가 원하는 무언가가 있었는데, 표현이 서툴러서 그렇게 밖에 말하지 못한걸 내가 못 알아들은 것은 아니였을까?
좀 더 목소리를 낮추고 대화를 해야하지 않았을까?
뭘 어떻게 하겠다는 협박은 심한 것이 아니였을까?

그러다가, 문득 나도 잘못하면 괴물이 되버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괴물과 싸우다가 스스로 괴물이 되어 버린다는 것이 이렇게 되는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괴물이 되지 않으려면 조금 더 깊게 심호흡을 해보는 연습을 해야겠다.

덧) 요즘 많이 까칠하고 예민해진 내 마음을 밖으로 이렇게 표출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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