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케이크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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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ry Poter 1 - 영화속 화면]

해리포터 1편을 보다보면 해리가 10살인가 11살인가 되는 날 생일에 혼자 바닦에 모래(?)를 가지고 케이크를 그리는 장면이 나온다. 시간이 흘러서 11:59:59에서 00:00:00가 되면 불어서 초를 끄는 시늉을 하는 장면이 연출되고.. (이후는 생략)

이 장면에서 난 참 많이 울었었다. 아무도 모르는 혼자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렸을적 우리 집은 많이 가난했었다. 내 세대에선 거의 누구나 그러했겠지만, 가난한 덕에 난 국민학교 방학때만 되면 친척 집에 보내졌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는 관계로 아마도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였던듯 싶다.

사촌형들과 같이 지내는 겨울 방학중에 가장 힘든 었던 날은 그 중에 지나던 내 생일이였다. 형들도 나처럼 겨울이 생일이였는데 항상 (당연하지만) 부모님께 생일에 케이크도 받고 선물도 받고하는 모습이 마냥 부러웠다. 나도 형들처럼 겨울 방학 중에 생일인데, 내 생일은 아무도 모르게 그냥 그렇게 지나갔다.

몇 년을 그렇게 보내다가 10살쯤이였던 생일날 문득 한밤중에 혼자 뒷 언덕에 올라 갔다. 추운 겨울 달이 밝게 떠있었는데, 손에 나뭇가지로 바닦에 생일케이크를 그려보았다. 옆에는 포장된 선물도 같이 그렸었다. 물론, 영화와는 다르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조금더 앉아있다가 내려왔다.

그런 기억을 자락을 가슴에 품고 살아왔는데, 영화 속에 나온 장면은 내 눈물 샘을 건드리기에 충분했다. 

가물가물한 내 기억 속에 내 생일을 처음 축하해 준 사람은 내 친구 재욱이였다. 고등학교 2학년때쯤 같이 저녁밥을 먹은 기억이 강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내가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 잊지않고 생일을 같이 해주었다. 나중엔 술좌석으로 바뀌었지만...

생일이 돌아오려는 즈음에 예전에 기억이 떠올라 이렇게 푸념을 늘어놓는 것은 나도 나이가 들어서 일까? 친구가 보고 싶어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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