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들이 이사를 하다.... 제행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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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이 드는 베란다]
[짐이 별로 없네..]

호주로 이민을 올때 임신 7개월차였다. 와서 제일 먼저치른 큰일(?)이 아들이 태어난 일이였고, 그런 아들의 나이는 우리가 호주에 살아온 날짜가 되었다.

그렇게 어리게만 생각하던 아들이였는데 올해 대학에 진학을 했고, 이런 저런 사연이 있었지만, 결론은 호주로 유학을 온 사촌과 집을 얻어서 나가 살기로 결정을 했고, 지난 주말에 이사를 나갔다.  대학가 근처에 볕이 잘드는 방두개짜리 아파트.

아빠니깐, 토요일 아침부터 많지도 않은 짐을 날라주고, 필요한 것도 조금 장만해주고, 밥도 먹이고, 일요일 오후에 집으로 돌아왔다. 

"아빠, 금요일에 집에 갈께요" 하는 말을 뒤로하고,...

아들의 빈 자리가 아직 그렇게 크지는 않아지만, 항상 같이 살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나보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이런저런 많은 생각과 아들의 지난 모습들이 스르르 떠올랐다. 부처님 말씀중에 "제행무상"이라는 것을 듣고 알고 있었는데, 이제 또 한번 실감했다. 항상 하는 것은 없는데, 그 항상함을 바라고 있었나 보다 싶었다.

그래도, 부족하고 서투른 아빠와 그동안 잘 살아줘서 고맙네.. ^^

덧)  아들을 통해서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생각해보니, 난 부모님 곁을 떠나본 적이 없었는데, 이민으로 아주 멀리 떠나와버렸다. 내가 이미 오던 날, 저녁비행기를 타기위해 집사람과 난 아버지가 운전해주시는 차를 타고 공항으로 왔다. 아버지가 달리는 차안에서 조용히 건네시던 한마디 "멀리 떠나는 아들에게 아빠가 해줄수 있는게 이것뿐이네"하시며 운전을 해주시던 아버지. 운전을 하면서 그 모습과 그 말씀이 계속 머리 속을 맴돌더라. 아들을 통해서 이렇게 아버지의 마음을 하나씩 느끼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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