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3] 김진명 - 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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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간만에 밤늦도록 소설책을 한권 읽었다. 아것저것 할 일도 있고, 써야할 논문도 있는 상태에서 작은 하나의 일을 마무리하고는 스스로에게 좀 귀한 포상으로 소설책을 읽으며 소일을 했다. 김진명작가.. 내가 좋아하는 작가중에 한 사람으로, 그의 작품이 너무 국수주의적이라는 비평도 많지만, 그 분의 소설은 처음부터 사람을 폭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내 성격이나 생각과 맞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것 같다.


하여간, 어제 그래서 밤 늦은줄 모르고 읽었던 "살수" 언제나온 작품인지는 모르겠지만, 다 읽고 나서 기존의 작품과는 틀리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살수대첩"의 을지문덕 장군을 "살수대첩"이라는 시기에 맞추어 진행되는 사건을 풀어나가고 있는 작품으로, 작가의 말에 있던, 중국의 "동북공정"에 울분을 느껴서 준비가 많이 되지 않았지만 썼다라는 표현에 매료되어 구매하고 읽어나간 소설이다.


하지만, 작품의 초반부터 등장하는 '을지문덕'은 거의 삼국지의 '제갈공명'에 비교될 정도의 (아니 더하면 더했다) 모든 것에 초월한 기인으로 등장을 한다. 그리고는, 그 기인에 발치에도 못 쫒아오는 사람들의 군상이 나머지 등장인물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을지문덕'에 대한 자부심이나 (실은 작가의 말에서 을지문덕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이 거의 없어서 안타깝다.... 자랑스런 우리의 장군이다...라는 말이 있음) 자긍심같은 것이 반감되는 느낌은 어쩔수 없었다. 거의 도를 깨우친 인간의 모습이라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는다고나 할까?


[이우혁- 치우천황기.. 8권까지 눈도 떼지못하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9권은 없었음..]


2권으로 나눠진 책을 읽는 동안, 차라리 머리속에 떠오르는 중국과의 전쟁씬은 아이러니 하게도, 이우혁의 '치우천황기'였다. 이우혁 작가는 이렇게 표현했는데, 이렇게 묘사했는데.. 동북아시아.. 특히 중국과 대결구도를 만들어가야 했던 우리의 조상들의 (물론, 치우천황과 을지문덕은 시대가 다르지만) 이야기를 중국의 "동북공정"이라는 괴물에 맞서 한국인의 자긍심을 불어넣어주기엔 차라리 개인적으로 '치우천황기'가 훨씬 잘 쓰여진 책이라고 본다.


인기가수라고 해서 그의 음반이 모두 훌륭하지 않듯이, 작가도 인간이기에 그럴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많이 기대를 했기에 느끼는 허무감이 더 큰가보다. 그래도 요즘 서점가에 바람을 몰고오고 있다는 김진명 작가의 '고구려'에 바짝 기대를 하고 있다. 이 책이 언제쯤 내 손에 들어오려나?


[보고 싶은데 긴 장편이라 참고 있다. 한번에 질러볼까 하고 말이다]


사족. 좀 내용이 비판적으로 보이는데, 이 감상문은 전적으로 내 생각이라는 점을 밝힌다. 가요순위 상위에 있는 노래를 모든 사람이 좋아할수 없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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