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끄적끄적 혜송(慧松) 2025. 3. 13. 15:01
1988년 3월, 우리는 대일외국어고등학교 중국어과 1학년 15반에서 처음 만났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낯선 교복을 입고 설렘과 긴장이 공존했던 교실에서, 우리는 서로를 알게 되었고, 그렇게 다섯 명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사이였지만, 함께 공부하고, 장난치고, 고민을 나누며 어느새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매일 같이 등하교를 하고, 시험을 준비도하고, 땡땡이도 같이 하면서, 한창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절에 사소한 일에도 함께하면서, 그렇게 우리의 우정은 고등학교 3년 내내 단단해져 갔고, 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우린 같이 기억을 만들어 갔다.세월이 흘러 어느덧 2025년이 되었다. 37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에게도 수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
살아가는 이야기/사회참여 혜송(慧松) 2025. 3. 4. 20:00
12월 3일, 긴박한 시간이 지나고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이제 헌법재판소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현재 여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탄핵 찬성 / 탄핵 반대 이 두 주장 속에서, 나의 개인적인 생각을 더해보고 싶었다. 헌법재판소는 정치적 논쟁을 다루는 곳이 아니다. 오직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여 판단하는 기관이다. 최근 최상목 판결에서도 보았듯이, 헌재는 해당 행위가 법적으로 적법했는지를 따지는 곳이다. 따라서 윤석열 탄핵 사건에서도 헌재는 단 두 가지 핵심 사안을 검토할 것이다. 1. 계엄이 계엄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여 선포되었는가? 2. 계엄 선포 과정이 법적으로 적법했는가? 다른 사안들은 형사법정에서 따져야 할 문제일 뿐, 탄핵 심판에서는 이 두 가지가 핵심이 된다. 먼저, 계엄 선포의 요건..
살아가는 이야기/끄적끄적 혜송(慧松) 2025. 2. 24. 21:03
어머니가 갑자기 아프셨었다. 물론 다행이 지금은 건강하시지만 [어머니가 쓰려지셨었다 -글보기]언제나 영원한 것은 없다는 부처님의 가르치심이 아니더라도, 영원함이 없다는 것을 항상 마음에 담고 살아가고 있지만, 어머니의 일로 소중한 것은 항상 잃은 뒤에 후회와 같이 온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다, 한국에 갈 시간이 생겼기에 - 짧은 일정이였지만- 아버지와 아들, 나 이렇게 3대가 같이 소주를 한잔하고 노래방에가서 노래를 한 곡 부르는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한국으로 가기전에 대학교 3학년이 되는 아들에게 물어보니, 아들 녀석도 흔쾌히 하자고 한다. 슬슬 같이 다니는 것도 귀찮아 하는 것 같던데, 그래도 아빠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고마웠다.집사람에게 이러고 싶다고 계획을 이야기했더니..
사랑방 한담/시한수 혜송(慧松) 2025. 2. 9. 12:01
遠客千山外 – 천리 먼 곳에 사는 이에게歸程一夢輕 – 돌아오는 길 꿈만 같네.身已客京城 – 몸은 다시 타향에 머물지만,心留親舊里 – 마음은 아직 고향에 머문다. 잠시 한국에 다녀왔기에, 많은 분들을 뵙지는 못하고 왔다. 그래도, 멀리 사는 사람이 오면 반겨 주시는 분들이 계심에 항상 감사한데, 이번에는 일정상 죄송해서 연락도 드리지 못하고 왔다. 언제나 여행의 끝자락에서 서면 같은 마음이 반복되지만, 이런 저런 하지 못한 여운이 남아서 일까? 아니면 작년보다 더 나이가 들어서 일까? 이전에 보다 아직도 한국에 남아있는 느낌이 강하다. 수구초심 이라는 것일까?
사랑방 한담/시한수 혜송(慧松) 2025. 2. 9. 11:22
한걸음,한걸음,지독한간절함.들어주는 이 없는간절함이,언제쯤,좀 덜어질까?
사랑방 한담/시한수 혜송(慧松) 2025. 1. 11. 09:33
깊은 밤 창 밖 비 오는 소리에옛사랑 아련한 기억 꿈처럼 떠오르네.오직 외로운 술잔 만이 달래주는 이 밤,그리운 님도 가끔은 날 그리워할까?夜雨窗聲切 (야우창성절)舊戀夢裏來 (구연몽리래)孤酒慰愁夜 (고주위수야)情人偶念哀 (정인우념애) 여름 비가 세차게 내리는 날 밖을 보다가, 비 속으로 보이는 풍경이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것 같아 사진을 한 장 찍었다. 그리고 저녁에 그 빗소리를 들으며 혼자 한 잔 기울이다, 문득 시가 한 수 떠 올라서 적어 보았다. 비는 그리움일까? 오래전 고등학교 시절 비가 오던 날 친구들과 모여서 비에 관한 노래를 목청껏 부르던 기억이 오늘 새삼 새롭게 떠오른다. 그리운 날들. 언젠가 시간이 더 지나면, 이렇게 빗소리를 들으며 상념에 감기는 오늘도 그리워지는 날이 오겠지..
살아가는 이야기/사회참여 혜송(慧松) 2025. 1. 4. 18:16
차를 운전하며 라디오처럼 틀어놓고 듣는 방송들이 몇 개 있다. 오늘은 아이들과 햄버거를 픽업하러 가는 길에 나온 방송에서 익숙한 이름이 들렸다. 오스테리아308. 친근한 상호에 반가운 마음이 들어 잠시 꺼두었던 핸드폰 화면을 다시 켰다. 그곳의 주인이자 친숙한 동문이 떠올랐다.큰딸이 이곳을 기억한다고 했다. 크리스마스 즈음 한국에 있을 때, 마침 연말 자선공연이 열려 찾아갔던 적이 있었다. 평소 가요만 듣던 아이들에게 성악은 신선한 경험이었는지, 특별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 모양이다. - 지금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곳의 사장님은 성악가이다. 그래서 연말에 자선공연(?)을 기획하고 계셨다.고등학교 시절에는 전혀 몰랐지만, 이 음식점의 사장님이 바로 내 동기였다. SNS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다. 이..
살아가는 이야기/사회참여 혜송(慧松) 2024. 12. 30. 15:55
옛날에는 문자를 읽고 쓰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 시절 문자를 아는 양반들은 문자를 모르는 대부분의 백성들을 무시하면서 자신들만의 이익을 지키는 기득권 세력이었다. 그렇게 부를 축적했다.일제강점기 때 이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친일 매국을 시작했다. 나라를 팔아먹고, 일반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으면서 자신들의 위치를 공고히 했 다. 해방이 오지 않을 거라 믿으면서 그렇게 살다가 해방이 되었 다. 그들의 자리가 무너졌다.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려고 이승만에게 붙었 다. 이승만 때문에 우리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단죄하지 못했고, 이승만은 오히려 그들을 비호해줬다. 그들은 계속해서 자신들의 이익을 만들어 나갔고, 자기들의 자리를 지켰다. 그러다 이승만은 백성들의 힘에 의해 축출되었다.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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