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끄적끄적 혜송(慧松) 2024. 1. 28. 19:00
바쁘게 Shopping Centre 주차장으로 걸어가다가 눈에 들어온 그림 한 장이 발길을 잡았다. 1분이 아까운 상황이었지만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더라. 고등학교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의 모습(느낌)이 너무 닮아 있는 그림이었다. 마치 그 녀석을 모델로 삼은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계속 멍하니 지켜보다가 사진을 한 장 찍고 걸음을 옮겼다. 물론, 지금도 가끔 연락하고 한국에 들어가면 얼굴을 보고 하는데, 아주 오래전 대학생 즈음의 모습으로 그 당시의 추억을 떠오르게 만든 것이다. 언젠가 한국에 가면 꼭 보여줘야지 하는 마음에 사진을 찍었고, 운전하는 내내 그 당시 기억들이 꼬리를 물고 나오더군. 친구란 이런 존재겠지?
살아가는 이야기/끄적끄적 혜송(慧松) 2024. 1. 26. 11:46
오래전에 떠난 후배가 잠시 들렸다는 소식에 간만에 시드니행 기차를 타 본다. 어느 시인의 시에 사람이 방문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과거, 현재, 미래가 같이 오는 것 이라고 했었는데, 오늘 그 느낌이 새롭게 든다. 과거의 추억을 생각해보고, 현재의 만남에 즐거워하고, 미래의 다시 만날 약속에 설레여 하는 것... 다만, 오늘이 40도 가까이 된다는 것이 함정인건.. 덧) 시인들의 시는 참 깊다. 나도 깊이 있는 글을 써보고 싶지만, 난 아직 생각과 삶의 깊이와 넓이가 부족한 듯 싶다.
살아가는 이야기/끄적끄적 혜송(慧松) 2024. 1. 24. 18:43
동네에 아주 오랫동안 다니는 치과가 있다. 집사람이 치아가 좋지 않아 연을 맺은 곳인데, 기본적으로 1년에 2번은 다니고 있다. 둘째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다닌 곳이니 진짜 오래되었군.. 큰애와 막내의 치열은 괜찮은데 둘째는 교정을 해주는 것이 어떠냐는 이야기를 마지막 방문 때 조심스럽게 하셨다. 둘째에게도 물어보고 선생님과 다시 이야기를 나눈 뒤 교정 일자를 잡았다. 그리고, 오늘 시작했다. 이제 2년동안 교정을 해야 한단다. 지난 번엔 팔이 부러져서 아프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젠 이가 아플까 걱정이 되네. 먹는 것도 조금 불편하겠지? 이렇게 하루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소소하게. 덧) 운동 못해서 찐 살이, 이렇게 빠지려나? ㅋㅋㅋㅋ / 한국에 있는 치과의사 후배님이 떠올랐다.
살아가는 이야기/끄적끄적 혜송(慧松) 2024. 1. 24. 18:28
둘째와 막내는 Gymnestic을 한다. 마루운동/체조(?) 뭐 이렇게 번역이 가능할까? 리듬체조 같은 마루, 2단 철봉, 뜀틀, 평균대 라는 4 종목으로 나뉘어 있는데, 굉장히 오래했고 New South Wales 대회에도 매년 참석을 할 정도의 실력은 된다. 여름 방학을 하기 직전 올해의 마지막 Gymnestic을 하러 갔다. 화요일이었는데 보통 7시에 끝나면 내가 시간에 맞춰 데리러 가곤 했다. 그날은 마지막 날이라 코치와 이야기를 나눈다고 집사람이 마칠 즈음에 Gym으로 갔고, 난 집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7시 조금 안되어서 전화가 왔다. 딸 뒤로 손 안대고 도는 동작을 연속으로 하다가 마지막에 착지가 불안해서 넘어졌는데 팔이 밑으로 들어 갔다는 것이다. 나는 탈골일까 생각을 하고 Gym으로 ..
살아가는 이야기/끄적끄적 혜송(慧松) 2024. 1. 23. 15:11
1. 막내고모... 내 어렸을 적 기억속에 고모는 켈로그 콘푸레이크 TV 광고도 하셨고, 잘은 모르지만 TV 드라마에 나오셨던 분이라고 아버지께 전해 들었다. 아버지 바로 아래 동생으로 아버지와 친하셨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친하게 지내던 고모셨는데, 내가 시드니에 와있던 초기에 한국에서 고모부와 이런 저런 문제로 이별을 하시고, 미국으로 건너가셨다고 들었다. 그리고 거기서 새로운 분과 결혼을 하시고 가정을 꾸미셨다는 소식까지는 들었지만, 전혀 뵙지도 못했고 (죄송하게) 목소리도 듣지 못했었다. 기억속에 내 고모 한 분이 미국에서 가정을 이루고 살고 계신다는 정도의 무게로 남아있었다. 2. 어제 갑자기 아버지께서 전화번호를 하나 건내 주시면서 통화가 가능하냐고 물으셨다. 그 번호로 자꾸 전화가 오는데 영어..
살아가는 이야기/끄적끄적 혜송(慧松) 2024. 1. 19. 05:42
생일 즈음이 되면 기분이 다운되고 괜스레 슬퍼진다. "정신력이 강한 사람에겐 트라우마는 없을 꺼야"라고 쓸데없이 자존심(?)을 내세우던 나에게도 생일 자체는 아주 큰 트라우마 인가보다. 생일이 되면 스스로에게 미안해지고 위축되고 쓸모 없이 눈물이 조금 흐른다. (물론 혼자 있을 때 - 같이 있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SNS의 위력인가? 평소에 연락도 없던 사람들에게서 축하의 문자가 쇠도 했다. 난 SNS의 생일 알림을 항상 OFF해 두었는데, 그래서 친한 벗들 만이 소소하게 축하를 해주었는데, 어쩐 일일까 싶어 좀 당황했다가 SNS를 보니 생일이라는 알림이 당당하게 떠 있었다. 부끄러워진다. 여느 날과 다르지 않는 날이지만, 새벽부터 눈부비고 일어난 아내가 미역국 한 그릇을 만들어 주었고, 아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끄적끄적 혜송(慧松) 2024. 1. 16. 04:44
예전에 흥얼거리던 노래를 듣노라면 그때의 추억이 떠올라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머리속에 아련하게 저장된 기억의 파편들을 오롯하게 소환해 낸다고 할까? Plumeria - 이 꽃을 마주하면, 진한 그리움과 함께 기억의 저편에 있던 누군가가 떠오른다. 노래나 꽃이나 진한 향기를 품고 아련한 기억을 되살려주는 기능이 있나 보다. 덧) 이렇게 저렇게 대하는 작은 것 들에서 추억과 상념에 젖어 드는 것을 보니, 나이가 들어가나 보다. 그나저나, 너는 잘 살고 있지?
살아가는 이야기/끄적끄적 혜송(慧松) 2023. 11. 3. 16:47
가을일까? 봄일까? 만개했다가 떨어진 꽃들.. 떨어진 꽃도 예뻐야 꽃이라고 했던 시인도 있었지만, 만개후 낙화된 꽃도 여전히 예쁘다. 화려하고 찬란한 시절을 보낸후 돌아온 보상이겠지? 덧) 나도 떨어지기잔에 한번은 피어나고 싶다.